2년 전이다.
사무실에 장뻑 과 나는 단풍이 다 들기 전인 9월에,
백두대간길 훈련용으로 설악산에서의 장거리 산행을 해 보기로 계획한다.
배낭무게를 20키로그램에 맞추고, 산 능선에서 야영을 하고, 공룡 등뼈를 오르내리며,
긴~ 가야동 계곡을 거쳐 백담사 입구 주차장까지의 원점회귀 산행을 시도한다.
저녁 공양시간이 가까워진 오세암이다.
저녁이나 얻어먹고 갈걸,
숫기가 없는 나는 장뻑을 채근해, 오세암을 뒤로하고 그냥 마등령으로 오른다.
어두워진 시간에 마등령에 도착하여, 조금 후회를 했다.
우리의 장뻑이다.
앞 이마가 약간 훤~해서 내가 그렇게 부른다.
사진 찍히기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다.
마등령에 잠자리를 폈다. 9월인데, 바람이 엄청불고, 춥다.
가지고간 돼지주물럭을 물 조금 붓고 끓여 안주를 만들고, 쐬주 일병씩 나발을 불어본다.
장뻑 코고는 소리땜에 잠을 설쳤다. 엄청나다. 숨 다 넘어간다.....
마등령에서 바라보는 속초시의 새벽이다.
하늘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한다.
아직도 멀~리 오징어잡이 배들이 많다.
새볔을 짊어지고 공룡으로 향한다.
나한봉에서 바라보는 중청, 그리고 대청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저 곳 까지 갔다와야 되는데, 아직 그 정도의 체력엔 자신이 없다.
공룡능선에서의 설악....
뭐니뭐니해도 공룡에서의 백미는 1275봉에서의 조망이다.
화채, 대청 중청,가야동계곡,용아릉, 서북능선.... 정말 장관이다!!!
천불동계곡...
신선봉쪽... 그리고 마등령 방향...
화채능선...
대청 중청이 눈앞에...
용아릉...
그리고... 귀떼기청봉.
공룡에서의 비경들...
가야동계곡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수려한 경관이라도 너무 많이 접하게 되니, 그 값어치가 퇴색되는 듯 하다.
ㅉㅉㅉ 그저 인간의 눈이란.... 아니, 내 마음의 눈, 그 깊이가 덜 한거겠지뭐...
긴긴 가야동계곡.... 수렴동 대피소를 거쳐 버스 시간에 맞추고자, 거의 달리는 걸음으로
백담사에 도착했으나... 그놈의 막차는 이미 떠나고...
천근 만근 다리를 이끌고, 주차장까지 가는길.... 차라리 주저 앉고 싶었다.
중간, 작업차량트럭 뒤에 타고 오는데, 엄청 덜컹 거리더만.... 그래도 차타고 오는게 얼마나 행복 하던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