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형광하나가 언뜻 저만큼에서 움직였다.
재빨리 헤드랜턴을 끄고 놈을 주시한다.
그래, 반딧불이다...
움직임을 멈추고 녀석이 이리저리 그리는 호선을 �아본다.
그런데 저놈 혼자네...!
언젠가는 이곳에 녀석들이 아주 많았었는데...
벌써 가을속으로 한참 들어와 있는건가??
산기슭에 부는 바람소리에 풀벌레소리가 길게 얹혀있다.
아니 가만~ 숨죽여 보니
조금 크게, 작게.. 끊어지다가 이어지는 소리, 살금살금 기어가는 소리... 굴러가는 소리..
눈을 감아보니 더욱 생생해진다.
이런 때 시인 한사람 같이하면 얼마나 좋을까...
대룡산 야간산행을 멈춘지 벌써 두어달이 훌쩍 지났다.
고은리 종점에 안내판이 새로 세워져있었다.
정상에는 누군가 태극기를 게양해놨다.
정상 전망대에 이어, 가로등주까지 설치해 놓더니..
대룡산이 우리나라 땅이라는 거 모두들 아는 사실인데...
하기야 예전에는 단체 산행객들이 산 정상에 오르면
애국가를 제창하곤했었지...^&^
안개때문 뿌옇기는 하지만,
춘천 야경은 역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