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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홀대모 봄 정기모임 산행 (피앗재 산장 ~ 형제봉)

더큰곰 2012. 4. 16. 15:54

홀로 대간, 정맥, 기맥, 지맥 등 산줄기를 다니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홀대모라는 이름의 이 모임이 결성된 지도 벌써 10년이나 되었군요.

봄, 가을에 정기 모임을 갖는 이 모임에 이번에는 봄 모임은 2012. 4. 14. ~15. 양일간 속리산 만수계곡의 피앗재 산장에서 열립니다.

그런데 올 봄 모임에는 각별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합니다.

북한 쪽 백두대간 일부를 운행한 Roger Shepherd씨가 홀대모와의 인연으로 참석을 하신다고 하며 평소 뵙고 싶었던 맨발님과 '참새들의 합창'의 삼돌이님, 그린피아님 그리고 곡괭이님도 오신다는군요.

또 신경수님과 '아름다운 강산'의 정병훈님 그리고 강호에 명성이 높으신 준희님과 신산경표의 박성태님도 참석하신다고 합니다.

격이 한층 높아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MBC에서 '백두대간과 사람들'이라는 꼭지로 백두대간과 관련한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하여 스텝들이 우리 행사를 촬영한다고 하는군요.

2012. 4. 14. 14:00 사당역에서 박성태 선생님과 정병훈 선생님 내외 그리고 신선 전혜자 누님을 만나 제 차량으로 피앗재를 행합니다.

다행히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그렇게 밀리지 않아 예상 시간보다 조금 늦은 16:30 피앗재에 도착합니다.

이미 몇 분들은 먼저 도착하여 막걸리를 돌리고 있었고 취재진은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또 몇 분은 플량카드를 설치하고 탁상을 차리는 등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군요.

반가운 선, 후배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벌써 구면이 된 Shepherd씨 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주인장이신 '다정'님과 홀대모의 막내인 '대간돌이'님도 준비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이사'님이 흡족한 표정으로 플랭카드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안나푸르나에서 막 귀국하신 '장군봉'님....

환담.....

MBC 스탭진들....

계백형님...

부산에서 맨발님 일행이 도착하셨습니다.

사진으로만 만났던 삼돌이님도 봅니다.

일찍 도착하여 열심히 준비를 하신 무심이님...

'늦바람' 고문님과 우리나라 트레킹계의 전설이신 준희님과 맨발선생님이십니다.

이런 어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홀대모 모임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겠습니다.

선배는 후배에게 지나온 길을 막걸리에 담아 전수하여 주고, 후배는 그 분들의 이력을 건네는 따뜻한 손길과 막걸리로 감사하게 받습니다.

선배님들의 잔을 앉은 자세에서 받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앉아서 받으라는 말씀이 있기 전까지는 공손하게 서서 받습니다.

하지만 인자하신 선배님께서는 앉아서 받으라고 권유를 하십니다.

18:59

강촌님이 오늘 모임을 진행하시기 위해 멘트를 시작하십니다.

오늘 모임에 특별히 참석을 하신 분들의 면면을 소개해 주고 계십니다.

조고문님과 사모님이 소개되시고...

산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진대, 최명섭의 노란 표지띠....

그리고 셰퍼트님.

6월 경부터 다시 입북하여 3개월 정도에 걸쳐 북한 쪽 백두대간을 답사할 예정으로 이번에는 박성태 선생님으로부터 북한 산지도 구하기 위하여 정보 수집에 여념이 없더군요.

이제 학교 교장직에서 은퇴하시고 동해시를 지키고 계신 늦바람 고문님.

태백권을 지나칠 때에는 반드시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한찬 산에 다니실 때에는 최소 30kg 정도의 배낭을 지고 다니셨다는 준희님.

그 지나온 이력만큼이나 생생한 경험담은 한 말씀 한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귀한 가르침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가 산줄기를 탈 때 항상 참조하는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 선생님.

항상 많은 조언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도착하신 '장군봉'님.

여독도 풀리시지 않았는데 귀한 시간을 내 주셨습니다.

시속 4km로 산줄기를 답사하고 계신 영원한 커플 정병훈, 하문자님 내외.

아름다운 강산과 민들레라는 닉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일 주일에 3~4일은 산에 계시기 때문에 반찬 투정이 심하다고 하시지만 두 분의 산행 일지 때문에 빚어진 일이기 때문에 금슬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선생님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으십니다.

신경수님.

가지고 계신 이론만큼이나 그 이름 붙인 줄기를 답사하기 위하여 오늘도 길을 개척하시고 그 기록을 남기시는 데 여념이 없으십니다.

만나뵈서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저를 알아봐 주셔서...

얼마 전 6,000회 산행을 마치신 맨발산악회 창설자이자 대장, 회장이신 '맨발'선생님.

사실은 혼자 다니시면서 명칭만 그렇게 사용하고 계신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발바닥 문양과 벽돌색 표지띠...

항상 높이 달려 있어 멀리서도 후답자가 바로 길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까지 해 주시고...

그런데 산술적으로 계산이 되지 않는 6,000회라는 숫자는 선생님의 간단한 말씀으로 금방 '해명(?)'이 되었습니다.

1년에 355일을 간 적도 있다고 하시니.... 

근엄하게 앉으셔서 미소만 지으시던 '마루'님도 자신의 소개에는 입을 떼십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삭힌 홍어를 잊지 않고 준비해 오신 '더큰곰'님 내외.

사모님의 내조가 더큰곰님을 저렇게 여유 있는 산행을 하실 수 있도록 하여 주시는군요.

그런데 산에 가서도 사모님께서 다 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야영까지고 함께 하시는 두 분의 산행 모습.

너무 보기 좋습니다.

계백형님.

오늘도 구수한 입담에...

대학에 출강하시려는 계획이 빨리 좋게 매조지 되어야 할텐데...

야간산행의 대가 '대방'님.

앞으로는 주간 산행도 고려하신다고는 하시는데 글쎄요.

한강기맥에서 계백님을 만날 때도 한밤 중에 헤드랜턴을 켜고 가면서였다니...

태백 여성 산악회의 산증인이신 신선누님.

누님이 이번에 대간 7회를 마치셨는데 대간을 찾으시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즉 다른 산줄기를 가려면 여러가지 산행 준비를 하여야 하는데 대간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십니다.

항상 가는 곳이니 그저 들기만 하면 된다는....

한 달에 8회 산행 원칙을 준수하신다는 무심이님.

덕분에 사회 생활에 제약이 많지만 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푸념을 하시는 무심이님의 심경은 산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제가 휴대폰으로 촬영을 하다보니 흔들려서 다른 모든 분들의 그림을 담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생각건대 막걸리 잔이 오고가는 횟수가 누적됨에 따라 그런 현상이 발생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MBC 피디님.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동기와 피앗재까지 오시게 된 경위를 설명하십니다.

수고 많으셨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더큰곰님과 강촌님의 대화가 무르익어 가고....

저도 눈이 감겨가고 있습니다.

시종 자리를 옮겨가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계속해 주시고 이를 경청하고 계신 대방님.

밤이 되니 눈이 더 또렷해지는 것을 보니 혹시 눈치를 봐서 산에라도 올라갔다 오시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게백 형님은 술을 드시다 말고...

그렇군요.

준희선생님 커피 한 잔 드리시려고...

11:50

무심이님도 점점 눈이 감기시는 것 같습니다.

피곤하신 분들은 한 분 한 분 숙소로 들어가 자리를 잡으시고....

방 한 칸에서는 담소를 나누고 계신 분들 마당에서는 마당대로...

저도 눈을 떠보니 아랫방에서 신경수님 옆에 누워있던데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이....

06:50

어쨌든 눈을 뜨니 아침 준비를 하며 산행 채비를 합니다.

MBC 스탭들도 어디서 잤는지 올라오시고.... 

조진대 고문님이 준희선생님의 신발을 감추는 어린 아이들 같은 장난으로 아침 마당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고....

스탭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여유도 부려봅니다.

피앗재 산장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지금은 개명을 하여 천왕봉이라고 불리우는 속리산 천황봉.

다들 배낭을 매고,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하여 준비를 합니다.

한 분 한 분....

단체 사진 촬영을 하시는 분들...

07:54

오늘 산행지는 가장 가까운 봉우리인 형제봉입니다.

백두대간 상의 형제봉.

오늘은 백두대간을 밟습니다.

여유있게 그냥 별다른 부담없이 오릅니다.

계류를 보면서 물도 건너고,

오늘은 마치 프로 야구 올스타전을 연상 시킵니다.

시간과 구간 거리에 구애를 받지 않고,

그냥 편하게 오르면 되기 때문입니다.

백두대간 정보를 전수해주고,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하고,

산줄기도 올려다 보면서,

그저 여유를 가지고 걷기만 하면 됩니다.

도룡뇽 알을 보면서 봄도 느낍니다.

자작나무 군락지도 볼 수 있어 좋았으며,

평소 존경해마지 않던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둑을 둘 때 지도대국이 있고 그 지도 대국을 흠모하는 스승과의 대국이라면 꿈에도 잊지 못할 기념이 되고,

타자들도 가장 존경하는 투수와의 대결에서 그 공을 한 번 치고 싶듯이 산꾼들에게도 바람이 있습니다.

평소 존경하던 전설들과의 트래킹.

즉 그분들과 함께 하는 산행은 정말이지 가슴에 벅찬 감동을 주기에 너무도 충분한 그런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 분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을 수 있다는 것.

그 분들의 산 이력이 다 제게 들어오는 일종의 감정 이입 현상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08:38

1.2km라는 짧은 거리를 걸으며 올라오면서도 정말이지 많은 대화들을 나누십니다.

안내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여기서 막걸리나 한 잔하고 내려가자는 괜한 말씀까지...

더욱이 힘들어서 못가겠다는 엄살까지도...

괜한 말씀들이 맞으니 우틀하여 형제봉으로 향합니다.

갈령 건너편 산줄기가 눈에 들어오고...

언제나 무게가 있는 준희님의 저 배낭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나중에 확인을 하게 됩니다.

게백형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저 마스크.

오늘의 가이드는 이 녀석입니다.

이제 15개월 되었다는 백구 잡종인데 정말 착하고 영리합니다.

그린피아님.

정말 반가웠습니다.

부산 내려가게 되거든 연락드리지요.

09:28

천천히 걸러도 걷기는 걷는 것인가 봅니다.

피앗재 삼거리에서 1.2km를 걸어 형제봉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형제봉에 올라 천황봉과 그 뒤의 문장재를 봅니다.

속리산 연봉을 감상하고....

백두대간 연봉도 조망합니다.

아주 귀여운 모습입니다.

3년 반만에 보는 모습입니다.

셔퍼드님, 하문자님과 함께 합니다.

저쪽에서는 갈령 방향을 배경으로 막걸리 한 잔들을 하시는 모습입니다.

저는 운전때문에 잔을 사양을 하기는 하지만 마음으로 서너 잔을 마십니다.

눈과 마음으로 남쪽의 대간을 담고...

북쪽의 대간을 담습니다.

그러고는 화북 넘어서 이어지는 대간길을 봅니다.

로저 세퍼드...

어쩌면 남북백두대간을 처음으로 종주하는 사람이 아마도 외국인이 될 것 같고 그 외국인이 로저 세퍼드님이 될 것 같군요.

아쉽습니다.

정말로 아쉽습니다.

이 표지띠를 북쪽에도 달아야 하는데....

아주 지친 모습으로 조고문님이 도착하십니다.

어제 너무 무리하셨는지...

이 분 저 분이 주는 잔을 거부하시지 못하고 다 받아들이셨으니...

그 와중에도 사모님께는 "어서 시집갈 준비나 하라."고 하십니다.

119에 전화를 한다 아니다 911로 해야 빨리 출동한다.

정규 탐방로이니 비용 걱정할 것 없이 헬기를 불러라는 등 진한 농담이 오가는 주에 준희선생님의 배낭에서 약봉투 하나가 나옵니다.

그 보물단지 속에는 산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 잇었던 것입니다.

10분 안에 못 일어나면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엄포(?)와 함께...

항상 궁금해 하던 비밀 하나를 또 풉니다.

항상 높은 곳에 매달려 있던 맨발선생님의 표지띠.

그 비밀의 열쇠는 선생님의 스틱에 있었습니다.

스틱에 고리를 달아 표지띠 부착 작업을 하여 후답자들로 하여금 훼손되지 않은 그것을 오랫동안 보게 하여 산행에 도움을 주려하신 배려였습니다.

한참이나 기다리니 스탭들이 오고 형제봉 정상에서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주로 대간길 개방 문제와 생태계 보호 그리고 안내산악회와 홀대모의 차이점에 관한 내용이 주종을 이루고 그 근저에는 산줄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알려야 한다는 ...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막걸리도 다 떨어지고 간단한 간식도 먹었으니 내려가야겠지요.

봄꽃도 보고,

피앗재 삼거리도 돌아오니먼저내려 오신 분들이 후미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내려오면서 올라오는 몇 분들과 산인사도 나누면서 오늘의 간단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11:58

왕복 4.8km의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니 오늘 산행을 못하신 더큰곰님이 산행을 하신 분들에게 막걸리 한 잔을 돌리십니다.

점심을 먹고 다정님이 손수 농사 지으신 표고버섯을 선물로 받으며 너무나 짧은 1박2일의 홀대모 봄 모임을 마칩니다.

너무나 보고싶은 서로들을 산에서는 만나기가 쉽지 않으니 이렇게나마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 얼굴을 맞대야 하는 이런 시간이 2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어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둥글레 둘러서서 돌아가면서 악수를 나누고 포옹을 하며 가을 모임을 기약해야 하는 홀대모는 항상 사이트를 통해서 서로의 안부를 산행기와 사진을 통해서 나누고 있고 또 공유하고 있으니 그다지 서운해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애써 자위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그리고 후배님.

하룻밤을 같이 하면서 나눈 그 따뜻한 정.

말씀.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번 여름 땀을 엄청 쏟아내고 나뭇잎이 색깔을 바꾸기 시작할 때.

그 때 다시 뵙겠습니다.

 

 

출처 : 산줄기를 따라서.........
글쓴이 : 현오 권태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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