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완주)

백두대간종주(15)

더큰곰 2005. 11. 16. 21:13

백두대간구간종주 15회차(죽령~소백산~고치령) : 2005.1.7~1.8

날씨 : 맑음.

산행시간 : 11시간 (소백산 주목관리소 1박)

 

부산가는 동료직원이 저녁 9시에 죽령에 날 내려놓고 떠나버렸다...

눈가루를 휘감아 몰아치는 강한 바람이, 괜히 동료에 대한 원망감을 낳게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치...  이 험한 한광풍 속에 날 두고 혼자 가버릴수 있나...?'

가만히 있으면 얼어죽기 딱 알맞다...

바삐 움직여야된다...  서둘러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통신소를 지나면서,  들어가 하룻밤 유하고자.  청해보고 싶은 맘이 굴뚝이다...

문앞을 왔다갔다 몇번을 서성거리다, 에이~! 하고 그냥 올라가 버린다.

나는 숫기가 너무없다...  그 만큼 살았는데도 아직도 그렇다...

참 바람도 거세다...

 

소백산 주목관리대피소... 다행이 문이 잠겨져 있지 않다.

안으로 들어가 서둘러 침낭을 꺼낸다...

옷을 갈아 입어야 되는데, 너무 추워서 엄두가  나질 않는다.

우선은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있어본다.

한기가 혼몸으로 파고 들지만, 움직이기가 싫다. 위아래 이가 맞닿는 소리가 들린다.

12시 반이다.

잠이 오지 않아 새벽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비로봉 쪽으로 먼동이 터온다.

6시가 넘었다.

오늘 소백산 영하 19도 정도 내려간다고 그랬었는데,

바람때문에 밖의 체감온도는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갈 것 같다...

창문이 저렇게 추워 보이기는 난생 처음이다.

 

 

어찌어찌 부랴부랴...  라면 한개 끓여먹고, 배낭챙겨 비로봉에 올랐다.

참 바람도 세다. 서 있기가 힘들다.

디카 작동이 잘 안된다. 품속에 넣어, 체온으로 데운 다음 재빨리 셔터를 누르곤 한다...

 

 

해 떠오는 건 항상 보기가 좋다...

 

 

80 Kg 이 훨씬 넘는 몸무게를 날려 버릴듯한 바람이, 이 사진 어디에 숨어있단 말인가..?

디카는 바람을 찍어 내지는 못하는가 보다... 

 

 

 

 

 

 

 

 

 

 

국망봉에서 바라 본 비로봉이다...

참 조용하게 보인다...

 

 

 

상월봉 뒤쪽 내림길 적설량이 무릎을 웃돈다...  진행을 매우 힘들게 한다.

 

 

오후 2시가 아직 안되었는데....

시간상으로는 좀더 진행할 수 있겠는데,

오늘은 아니다.

뜬 눈으로 밤을 꼬박 보내고. 추위와 바람과 눈때문에 체력이 바닥났다...

고치령이다. 

오늘은 여기서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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