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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두대간 이야기 (6) - 대운하 유감

더큰곰 2010. 4. 23. 17:07

 

 

 

<근역강산 맹호기상도>를 <근역강산 맹호비명도>로 고쳐야 할 판이다.

한반도의 가장 큰 핏줄 두 개를 묶는 외과수술의 결과는 호랑이 하반신 마비 뿐이다.

(참고: 근역 - 무궁화가 많이 피는 곳)

 

 

대운하 유감

 

하늘에서 계시라도 받았나?

 

어느날 갑자기 들고 나온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이

 

단순한 선거용 정치 구호인지,

교활한 돈벌이 프로젝트인지,

길이길이 남을 업적 지상주의의 작품인지

나는 따지고 싶지 않다.

 

생떼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반대하는 이유나 논리 따위는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이 '한반도 대운하' 반대의 논거로

경제논리, 환경논리를 들고 나오지만,

(뭐 따지자면 '한반도'도 아니다. 압록강까지 파헤칠 게 아니라면 '남한' 대운하에 불과하다.)

 

'꼭 하겠다'는 무지막지한 소신(?)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제동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생떼 잉간들한테는 그냥 몽둥이가 약이 아닐까 한다.

(흠..그러면 나도 생떼가 되는 건가? 쩝...)

 

그들이,

한반도 대운하라는 '거목'을 땅에 박아 놓고,

수많은 반대의 '가지'를 정글도로 쳐 나가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면,

나는 강력한 체인쏘로 그 거목를 송두리째 잘라내어 저항하리라.

 

암튼, 모든 걸 떠나서,

나는 '백두대간'의 허리가 잘린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 감당하기가 힘들다.

 

뭐 거창하게 '민족정기'까지 들먹이는 것은 아니고,

그냥 내가 오래도록 믿어왔던 큰 믿음이

송두리째 뽑혀 나가는 아픔이 있어서다.

 

백두대간의 존재를 믿는다면,

<산자분수령>의 거대한 공리를 믿는다면,

백두산의 본기가 지리산까지 전해지는 대동맥의 흐름을 믿는다면,

 

이보다 더한 만행과 침략이

어디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새도 울고 넘던 고개라는

<조령(鳥嶺)> (문경새재)

 

그곳을 뚫어 물길을 내어,

남쪽 바다를 향하는 백두대간의 힘찬 용트림을

한 칼에 끊어 버리겠다는 것이

과연 울민족의 핏줄을 받아 태어난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발상일까?

 

우리나라 방방곡곡 산봉우리에 그렇게 수많은 쇠말뚝을 박아 놓고,

심지어 노치마을에 수로를 파서 백두산 정기 흐름을 끊으려고 별짓을 다 했던 일본 넘들조차,

그런, 음청난 계획을 꿈꾸지는 못했으리라.

 

대운하 건설의 재원 조달은 문제가 없겠다.

일본에서 무상으로 제공할 것 같다.

 

일본이 청나라에 '간도'를 넘겨 주고 만주 벌목권을 얻어 왔을 때와는 달리,

백두산 정기 끊기 사업이야 원래 일본이 하려 했던 사업이니까 공짜로 해 줄 것 아닌가.

 

예로부터 문경새재는,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가장 큰 백두대간 고개였는데,

 

이제는 우리나라 육지에서

제주도보다 더 큰 섬으로 건너가기 위한

가장 큰 '다리'가 되어야 할 판이다.

 

제주도 보다 더 큰 그 섬이름은 <대한민>요,

그 섬으로 건너가는 가장 높은 다리 이름은 <문경새>다.

 

 

 

<대한민島>에 새로 편입되는 도시에 사시는 분덜은 백두산 정기가 끊어졌으므로,

애국가를 "대운하와 지리산이 마르고 닳도록, 용왕님이 보우하사..."  이렇게 불러야 할듯. -.-;;;

 

가장 큰 섬 <대한민도>에서

가장 높은 산 이름은 <지리산> 되겠다.

 

그리고,

백두산의 정기가 온전하게 지리산까지 전달되도록,

<문경새교>위에 고압선 1,000개쯤 설치해 놓으면 뭐 좀 나으려나...

 

음양오행사상이나,

울나라의 전통 지리학을 믿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야 아무렴 어떠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이 나라를 온전히 지켜주셨던

울 어르신들은

어찌 생각하실 지....

 

나는,

무식하고 교활한 MB하는 짓을 호시탐탐 감시하면서,

카메라에 기름칠이나 잘 해 둬야겠다.

 

머지않아

거대한 '촛불의 대운하'가 흐를지 모르니까....

 

-mamZ'ang-

 

출처 : 홀로걷는 백두대간
글쓴이 : 박종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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