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기저기

봉화 청옥산

더큰곰 2010. 8. 1. 16:26

산행일시 : 2010. 07.31

날씨  : 구름조금

산행인원 : 더큰곰

 

산행경로 : 유일사매표소-태백산(장군봉,천제단)-부쇠봉-깃대배기봉-두리봉-청옥산-배천계곡갈림길-백천계곡-문수봉-당골 

 

아침 이른시간대에 대전에서 강원도 태백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자가운전 이외에는 없다. 자가운전을 해도 4시간 이상 소요될것이다. 막걸리 맛을 보려면 자가운전은 안된다...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방법...  많이 불편하다. 시간도 안맞다...  

대전-태백간 직접 연결되는 무궁화호 열차가 있는데 왕복 각 1회뿐이다.

가는 열차편,  태백 도착시간이 오전 11시가 훨 넘어야된다.

춘천의 친구들과 12시 점심시간에 맞춰 태백산에서 접선하기로 했는데...  이거이 영 난감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밤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대전발 20시25분,    제천에서 0시 18분 열차로  태백 도착이 02시 08분이었다..

춘천 사람들이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백천계곡을 경유해서, 태백산의 문수봉으로 오른다고 했는데, 

만남시간때문에 어디가서 잠을 더자고 움직이기도 그렇고...  이왕지사 산행하는거 좀더 걷기로 하고 산행코스를 연장해서 그었다.

모처럼 백두대간길도 걸어보고... 청화산을 거쳐 백천계곡에 이르면,  시간상 얼추 같이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바로 그대로 움직인다.

 

02시 42분

태백역에서 유일사 매표소로 택시로 이동하였다.(택시비 16,000원)

매표소를 뒤로하고 넓은 길을 따라 이동한다..   매표소 위치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안개가 어느 지점에서 부턴가는 2~3 미터 앞도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짙어지더니,  태백산을 경유, 부쇠봉을 지나 깃대배기봉 에 다달을 때까지 안개속 산행은 계속되었다.

 

03시 22분  유일사 쉼터

백두대간 종주시, 진행방향을 북쪽으로 하면,  태백산을 넘어 화방재쪽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위치에서 사길령매표소 방향으로 진행해야된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진행하여 오르다 보면,  우측에 표지기도 보이고, 지름길인듯한 등로가 있어지만,  야간이면서 워낙이 안개가 짙은 상태인지라,  안전제일, 무조건 넓은 등로만 따라서 이동하였다.  구경할것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고 하니...  좀 빠르게 움직여지는거같다.

 

04시 08분 태백산 천제단

어찌어찌하다보니...,  좀 뻥을 더하면,  어둠속에서 더듬더듬 찾다보니 장군봉이었고...  그 짙은 구름속에서도 컵라면을 끓여먹고 있는 세사람의 젊은이가 있었다.(헤드램프도 션찮아서 잘은 모르지만,  나 보다는 훨씬 젊은이 처럼 느껴졌다...)   사진 찍으러 왔는데 망했단다...

그래도 가까이서 찍을 수 있는 야생화는 많이 있을거란 위로(?)의 말을 보내주고,  혹 알겠나..  신령이 도와 아침시간에는 구름도 걷히고 기막힌 풍광이 연출될지도 모른다고...  한마디 더 보태주었다...    (나중에 문수봉에서 바라보니,  태백산은 아직도 구름속에 있었다...음...)

 

태백산 전망 안내 대로 볼수 있는 사람은 행운이다.

 

오직 한가지...  천제단에서 일념으로 빌고 또 빌고...  이리도 지극한 정성인데,  모두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천제단에서 태백산 정상표지석을 찾느라고...(웃겨...)    조심조심 더듬더듬 한바퀴를 빙돌아서야 겨우 찾아냈다..(지독한 구름..)

손전등과 헤드램프로 불을 밝혀, 태백산 정상 표지석의 글자를 하나하나 찍어보았다...(이 정도면 고난도의 촬영기술...  맞다..^^) 

다름 사람들은 찍기를 포기했을지 모르는데,  더큰곰도 어떤때 보면 굉장히 집요한 구석이 있다.

 

 

 

현재기온 섭씨 16.5도....  저 아래 동네는 폭염주의보다 뭐다 하는데, 

시원하다.  바람이 강하니 시원하다기 보다는 춥다.  바람막이 옷을 필히 입어야된다.

 

전에 몇번 와봤던 곳이고,   이렇게 현위치를 표시해주는 이정표가 있으니,  천제단인 줄 알수있지...  초행길이고 이런 기후조건이라면 엄청 고생을 할지도 모른다....

초행..??  초행...    그러고 보니  저만큼 아래쪽에서 내가 한사람을 앞질러 왔는데,  그 사람,  태백산이 초행길이라 했었다...

"태백산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길이 넓직하니,  그냥 큰길을 따라서 위쪽으로 오르다보면 정상에 이르게 됩니다. 힘드시면 쉬며 쉬며 천천히 오르세요~~"    내가 이렇게 말해주고 왔는데...  걱정이 좀 된다...   그래도 야간산행을 홀로 할 정도면 산을 많이 다녔던 사람일게야..,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부쇠봉으로 향하는 길은 나무도, 풀도 등로도...  아주 흠뻑 젖어있고,... 그리고 벌써 부터 발바닥에서는 지걱지걱 하면서 등산화 우는 소리가 들린다...

 

04시 48분 백두대간 부쇠봉

내가 백두대간을 종주 할 때는 부쇠봉 정상을 밟지 못했다.   눈이 많이 쌓였던 때 였는데,  조만큼 아래쪽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우회하여 바로 천제단 쪽으로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모처럼 걸어보는 대간길...  절대 만만치가 않네... 

 

05 시 19분

이제서야 시야가 좀 트이네...

 

 깃대배기봉숲에 만들어 논 데크...    낮잠을 한숨 자고 갈 수는 있겠지만,  화방재를 구간 끝으로 정하기가 쉬워서,  대간꾼들이 이곳에서 비박할일을 별로 없을 듯...

 

05시 48분 깃대배기봉

깃대배기봉 정상석이 3~4분 간격의 거리를 두고, 두군데에 설치되어있었다.

하나는 산림청에서 설치한것 1368미터,   또 하나는 산악회에서 설치한것 1370미터...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산림청에서 늦게 세웠을테고,  산악회에서 먼저 세웠을텐데...  협의를 하고,  사실을 확인하고, 그리고 공감을 하고나서 하나만 세웠어야되는거다...    산림청이 옳치않고,  설령 옳다하더라도 방법이 영 잘못되었다....

 

오늘 백두대간 마루금은 유일사쉼터에서 부터 이곳 깃대배기봉 갈림길 까지이다...

지금 부터는 진행방향의 좌측으로 꺽이어서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르게 된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지는 또 다른 이 산줄기가 지맥이든 분맥이든...  산경표 상에서 한번 살펴나 보고 올껄...

더큰곰은 공부를 잘 안하고 다니는 산꾼이다....ㅉㅉ

 

두리봉은 별다른 표식이 없고,  그냥 잡목에 잔뜩 뒤덮힌 무덤같이 생긴 봉우리였다..

 

등산화가 지걱지걱 대는게 아니고,  누구 표현대로...  이젠 개구리 울음소리가 난다....

 

세월,  그리고 질긴 생명력을 보구 싶었는데...   피사체의 구도를 잡는 것은 따로 배워야되는가보다....

 

꽃잎 같은 버섯.

 

아무도 걷지 않았을것 같은 등로.

 

산죽이 무슨 열매 같은 것을 달고있고, 줄기도 이렇게 누렇게 물들어있고...

첨보는 식물이구나...  했더니,     산죽이었다....

 

06시 53분 백천계곡 갈림길

청옥산을 찍고 다시 이곳까지 와야된다.   왕복 두시간 거리로 계산했다.

 

청옥산 다 와갈쯤에 저만큼 앞쪽에서 금속성과 김빠지는 소리등이 꼭 휘발유버너에서 나는 소리 같았는데...   누군가 아침 일찍 정상에 올라 라면이라도 끓여먹는 모양이구나...  했는데,  무신 기상관측...  뭐라고 되어있는 철탑에서 나는 소리였다...

에공...  더큰곰 배가 고파서 헛소리가 들리는 구나...

 

08시 02분 청옥산

청옥산도 역시 구름에 쌓여있어 주위 조망을 볼수 없었다.

정상은 통신 중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 구뎅이를 엄청크게 파놓고 있었다....

마루금을 걷고,  운동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오늘 과외 공부는 별로 건덕지를 못건졌다....

 

 

 

 

이거 노루궁뎅이...  맞나 몰러..???

 

09시 26분 백천계곡 갈림길

청옥산에서 아침식사를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생각보다 30여분 더 걸렸다...

 

백천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은 원시림 그대로 맞다...그래도 희미하나마 등로가 잘 연결되어있었다..  

표지기도 간간히 붙어있고...    

 

멧선생 일가족이 엄청나게 놀라 좌우로 나뉘어 도망쳐버린다...     꽥꽥,  꾸웨에엑~ 거리면서 ....

더큰곰도 놀래서 똑딱이 꺼내드는 동작이 늦어버렸다...

 

스믈스믈 배어나오듯한 물줄기가 어느덧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10시 12분 임도.

대현리에서 부쇠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문수봉으로 향하는 길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1킬로 미터쯤 더 내려가다가 좌측으로 꺽이어 올라가야된다.

 

현 위치에서  문수봉을 목표로 삼고,  작은 등로를 따라 그냥 치고 오르고자 했는데...  몇발자욱도 진행 못하고, 

현지 주민이신 노인장의 권고에 따라 더큰곰 쫄랑쫄랑 뒤따라 내려왔다.

혼자 가기에는 여름 산길이 너무 위험하다신다...  겨울에는 그래도 좀 보이는데,  여름엔 숲속에 갇히면 사방이 아무것도 안보여 헤메기 쉽다고....     더큰곰 다소곳이 노인장의 의견에 동의를 했다.

 

10시 35분 백천계곡 칠반맥이골 입구

칠반맥이골 입구로 해서 문수봉까지 등로를 이어가면된다.

 

 

시간상으로는 12시 쯔음에 문수봉에 이를수 있을듯 하고, 

오늘따라 더큰곰 다리심도 딸리고하여 ...  어슬렁 어슬렁 한발자국씩 옮기는데..  아 글씨...  촌놈덜이 앞에 있네그려...

춘천거북이산악회라나 뭐라나...  산악회 따라서 친구들 셋이서 왔다...

쉬어가는 김에 점심을 먹고 간다나 어짼다나...   아따 산악회 사람들 산에 뭐 잔치하러 댕기는게벼...

 

 

그냥 그렇게 재밌게 문수봉도 지나고,  소문수봉도 지나고,  세월아 내월아~   걷고 또 걸어서 당골매표소에 도착하고,

태백역 앞으로 이동...

부어라 마셔라....

식당에 준비된  태백 장성막걸리...     다 마셔 버리고 일어섰다...

춘천으로 가고....

난,  대전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밤새 잠을 못잤는데,  얼마나 골아 떨어져 잤는지 벌써 대전역이더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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