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여기저기

지리산(피아골-뱀사골)

더큰곰 2010. 8. 8. 12:54

2010. 08. 07

더큰곰, 더큰곰2

날씨: 구름조금, 소나기

 

산행경로 : 직전마을-피아골-피아골삼거리-임걸령-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반선

 

 대전에서,  아침 이른 시간에 지리산 자락에 도달할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없다. 그래서,  지리산 당일 산행을 계획하려면 밤열차를 이용해야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귀가 차편을 이용하는데 무리가 없게된다.

서대전역에서 구례구행 열차는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구례구에 많은 등산객을 내려 놓는다.  이 시간대에는 아직 지리산 방향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택시를 이용하여 등산로 입구에 접근하게된다.

우리도 택시를 이용하여 피아골 입구 직전마을로 이동하였다.  택시비가 꽤나 나온다(35,000원)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듯 많이 떠있다.

작은 카메라에 별이 잘 잡히지 않는걸 알지만,  혹시나 하고 또 셔터를 눌러본다.

수많은 작은별, 엷은 구름띠 같은 은하수...   내 눈에는 아주 아름답고 영롱한 별빛이건만 디카는 그걸 못읽으니 안타깝다.

 

피아골의 물소리를 들으며 산길에 접어 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가  빨치산 작전을 펼치는것두 아니면서,

괜스레 서둘러 야간이동할 필요가 없는거 같다.  아름다운 지리산 풍광을 야간 헤드램프 불빛으로 망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노숙(?)으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스쳐가는 바람소리의 한기에 모자란 잠에서 깨어보니

어슴프레한 나무가지 사이로 지리산 계곡물이 눈에 들어온다.

1 시간 이상 눈을 붙였던 모양이다. 

'아직 찌뿌듯한 몸이지만 살살 움직여볼까....'

 

오늘은 순전히 계곡의 풍광을 몸으로 느껴보는 거다,  피아골,  뱀사골....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다 들어본 이름일게다

더큰곰 부부는 오늘 첫번째 걸어보는 등산로이다.

 

참 좋다~!   

아무 말도 안하고 걸으면 더 좋다..

참 좋다는 느낌을 가슴에서 온 몸으로 퍼지게 하며,  그냥 행복한 마음으로 걸으면 된다.

오늘 지리산 계곡은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있다.

 

피앗재 대피소 까지는 큰 무리함 없이 조용조용한 걸음으로 이동할 수가 있다.  아니,  조금 거친 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움직인다 해도

금방 계곡물 소리에 휩쌓여 흩어질게다.   능선넘어 저쪽 뱀사골까지 들러볼 생각이 아니라면,  여기까지만 즐기다 내려가도 충분할게다...

 

피앗재대피소에서 피아골삼거리 까지는 꽤나 되는 경사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엉간히 힘들게 2킬로미터 정도를 이동해야되는데,  오늘 산행경로 중에서 에너지가 제일 많이 소비되는 구간이었다.

현위치 피아골삼거리에서 임걸령 노루목을 거쳐 반야봉에 올라섰다가, 다시 삼도봉을 넘고 화개재로 내려선 다음 뱀사골을 거쳐 반선으로 향할것이다.

 

임걸령...   물맛 좋다.

 

 반야봉으로 오르면서 바라본 노고단....

사진의 우중간이 성삼재,  좌중간이 노고단...

 

반야봉 정상부근..

 

반야봉에서..

 

사진 중간 뒤쪽,   백두대간 만복대..

 

노고단 방향은 벌써 구름에 갇혀버렸네...

 

삼도봉...

 

천왕봉 방향의 마루금은 구름이 다 차지해버렸다...

 

화개재..

 

뱀사골 대피소는 문이 닫겨있었고...

 

뱀사골의 물길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물길 옆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6~7 킬로미터가 돌길이라 걷기에 편안한 길은 아니다.

 

물길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어느덧 계곡물이 형성되었다 했더니....

 

금방 폭포를 만들고,

 

커다란 소를 만들고...

 

그리고 더 이상 할말이 없다.

피아골에서 처럼 또...

'아..  물이 정말 좋구나...!!! '

 

가끔 계곡물 옆으로 이렇게 편안한 산책길도 있다.

 

물 또 물...   길고도 긴 계곡...

 

좋구나... 참 좋구나..도 연발하다보니 나중엔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좋긴 참 좋은데..  넘 길어..  돌길도 너무 길고..   그렇치~?! "

 

그랬더니,

어느덧 등로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고 이어서 소나기가 뒤따른다.     천천히 내리더니 금방 억수로 쏟아진다.

물좋다 ..  물.. 참좋다  하루종일 감탄사를 내다가, 잠깐 지루하다고 했더니....  ㅉㅉ  물 맛 한번 제대로 보라구 마구 쏟아붓는다...  참내~

 

위 아래 비옷을 갖고 다니면 뭐하나...  배낭에서 꺼내기가 싫은걸...

더큰곰은 그 많은 비..  다 맞으며 내려왔다.  홈빡 젖었지뭐..  등산화 속에 물이 가득찬건 물론이고...

구경 잘해 놓고..  지루하다는 말,  함부로 하면 안된다...

 

 

20여분 넘게 쏟아붓던 놈은 우리가 다 내려오니..  슬그머니 멈춘다...    놈...  참...^^

 

 지리산 계곡을 한번 다녀왔으니..  이젠 여름이 다 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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