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완주)

백두대간종주

더큰곰 2005. 11. 15. 15:08

백두대간구간종주 1회차(중산리~천황봉~성삼재) : 2004. 7. 18.

날씨 : 흐림, 비.

산행시간 : 15시간

 

벌써 2년도 더 지났으니 기억이 가물가물....^&^  사진을 들여다 보아도 별로 실감이 나질 않는다.

좀더 시간이 지나, 내가 저기를 갔었던가...(?) 할 정도로 잊어버리기 전에 , 기억을 더듬어

약간씩의 메모는 해놔야겠다.

 

그랬었다...

인터넷 서핑 중 백두대간이란 생경한 단어를 접하게 되었고, 몇몇의 산행기를 접하게 되었고,

동경 과 두려움 비슷한 마음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계획했었다.

아침 저녁으로 매일 10킬로 미터의 달리기로 체력을 보강하고, 주말 근교산행 시간을 점차 늘려나갔다.

홀로 산행의 중압감을 덜어보려고, 직장 동료를 꼬드기기 시작하였으며, 하절기, 동절기 산행을 위한

등산장비를 하나하나 보강해 나갔다.

동네 뒷산에 다니던 기분으로 임하던 산행스타일을, 산행 전문지식(?) 관련 서적, 인터넷자료 등을

탐독하며, 몸속에 쌓이도록 했다.

그랬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는 백두대간의 장정을 걷기 위해 지리산으로 향했다.

 

서울로 가는 경춘선 열차가 대성리 역에 멈추어 움직이질 않는다.

용산에서 출발, 구례구역으로 향하는 야간열차를 연결해야되는데....

폭우로 인하여 산사태가 발생, 열차운행이 불가능하단다.

촌놈들 서울가는 방법을 정신없이 물어, 좌석버스에 올랐고, 청량리역을 향하여 달리기를 하였고,

용산역의 대합실을 뛰어 열차에 올랐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열차,  줄발 2분전에....

 

새벽의 성삼재는 지독한 안개( 아니,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안개가 아니고 구름이었다..)로 인하여

시계가 몇미터 정도밖에 안되는것 같았다.

그래도 이제 출발이다.  대충... 어쩌다 발을 담그게 된 장화익씨야 맘이 어땠을지 모르지만,

첫발을 내 딛는 난, 가슴떨림,  온몸으로 퍼지는 전율이 있었다.

어떤 역경이 닥치게 될지...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많은 선답자들의 산행기가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치고, 팔다리 근육이 긴장되었다.

나 혼자 계획하고, 준비하고... 스스로 선택한 고행이었다.

그래~! 가보지 뭐...

 

지리산 종주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맑은 날씨에 시작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루종일 빗속을 걸었으니, 기억속에 뚜렷이 남는 풍광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사진을 보아도 설명이 잘 안된다.

암튼 1박2일로 계획하고 배낭을 챙겼는데, 그냥 내친김에 하루에 끝내게 되었다. 치밀하게 계획되었다고는 하지만, 초짜 대간꾼의 첫번째 오류는 25킬로그램 가까이되는 배낭을 짊어지고 당일로 산행했다는거다.

지금은 동절기을 제외하면 당일 산행의 경우 배낭무게가 15키로를 넘지않는다.

 

 

 구름이 몰려오고, 그리고 산을 넘어가고, 언뜻언뜻 보여주는 지리의 자락들이 사나이의 가슴속을 장쾌하게 만들어준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아무래도 지리종주는 다시해야될까보다....

 

 

그래 맞다.  장화익씨가 많이 투덜대던 곳이다. 1박2일로 한다고 해놓고서, 왜 그리 서둘러 가느냐고..

난 그랬었지...  여자들도 저렇게 큰 배낭을 메고도 잘 걷는데,  초반부터 그리 약한 소리를 하면,

어떻게 진부령까지 가느냐고...

 

 

 

 

 

 

 

장터목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천왕봉에 올라 지리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을까 했는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의 장터목은 산행객들로 인하여 도깨비 시장처럼 북적였다.

가져온 텐트는 이 같은 강우에 어디다 펼칠 엄두도 나질 않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내쳐 중산리까지 진행하기로 하고....

그런데, 장화익은 천왕봉에 오르지 않고, 그냥 중산리로 하산하겠단다...

난 그냥 천왕봉을 향했다. 쏟아지는 빗속에, 천둥소릴 귀가에 담고...

바람을  등으로 바치고, 비옷속에 카메라를 보호하며 어렵게 천왕봉을 담아보았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가슴이 벅차오르기는 했었지만...  ㅉㅉㅉ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무모한 짓이었다.

뇌전이 함께하고 있는 그 폭우속에서...

 

 

 

새벽 4시에 출발한것이 밤 9시가 되어 중산리에 도착되었다.

민박집에서의 막걸리는 정말 맛이 있었다.

장화익의 코고는 소리는 지리산 천둥소리하고 거의 비슷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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