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완주)

백두대간종주(3)

더큰곰 2005. 11. 15. 16:04

백두대간구간종주 3회차(여원재~복성이재~중재) : 2004. 8.14~8.15

날씨 : 맑다..저녁에 비오다... 아침에 갬.

산행시간 : 13시간 (잠자는시간빼고...)

 

예상시간이 14시간 정도이고, 당일 산행은 힘들거 같아 1박2일로 장비를 챙긴다.

토요일 직장에서 좀 일찍 나와 열차를 이용하여 남원역에 내린다.

남원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여원재에 오른고, 오늘은 아주 뜨거운 햇볕속에 산행을 시작한다.

 

 

 

 

 

 

 

고남산에서 매요마을 들어서는 길목 민가의 울타리 나무에 대간꾼들의 표지기가 많이도 붙어있다.

 

 

 

 

매요휴게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갔다놓은 막걸리가 다떨어졌다고...  ㅉㅉㅉ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읽으면서,  이 곳에서 필히 막걸리를 한잔 맛있게 하고, 들마루에서 자고 가리라던 계획이 다 틀어졌다.  맥주 몇병으로 갈증을 달래고, 88고속도로상의 지리산 휴게소를 향하여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밤이 어두워 사치재에 내려서고, 우측으로 조금 떨어져 위치한 지리산 휴게소를 찾아간다.

지리산 휴게소 전망대(?) 아래 잠자리를 편다. 

 

 

 

 

휴게소에서는 절대 소주를 팔지 않는다.  소주 안주 다 짊어지고 온것이다....  장거리 산행에는 이런거 배낭속에 넣어가지고 다니면 안된다.  힘이 두배로 드니까....^&^

이날도 장화익의 코는  내 텐트를 날려버릴 뻔 했다.

 

 

 

아침 일찍 주먹밥을 챙겨먹고 올라선 마루금에서...

산을 넘어가는 구름이 환상이다....  살아 움직이는거 같았다.

 

 

 

 

 

 

 

"웨메~  ㅆ 벌...  얼매나 더 가야되능겨~~"  화익이 주딩이 나왔다....^&^ (큰사진-클릭)

 

 

 

복성이재를 지나고 봉화산 월경산을 지나 중재에 이르는 마루금은 길고,

지루하고 덥고 갈증나고 지치고 그랬다.

장화익의 걸음은 자꾸만 느려지고,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체력으로 걷는 것이 아니고, 정신력으로 걷는 것이여...'

'대간길 3회차..  룰루랄라 동네 산길 걷는 기분으로 하면 안되지~'

'사람이 깡이 있어야지 말이야...   여자들도 다하는 걸 가지고 엄살이야 엄살은...'

'어차피 오늘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으니까 오기로 걸어, 오기로...'

 

얼렀다 핀잔했다 하면서 진행하는 마루금은 나도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멀리 지리산 능선....   ( 큰사진-클릭)

 

 

장화익 얼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진 찍히기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다...ㅋㅋ   (큰사진-클릭)

 

 

 

 

 

 

 

월경산에 이르기전 장화익이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여기에선 탈출할 곳도 마땅치 않고, 중재가 멀지 않으니 힘을내라해도 움직이지 않는다.  먼저 가란다.... 한참을 쉬고 뒤에 쫒아가겠단다....

'ㅆ ㅂ 네놈만 힘드냐, 나도 마찬가지다...  맘대로 혀~  나 먼저 갈텡께...'

중재에서 중리마을은 1킬로 이상 떨어져 있다.  중기마을 회관의 물은 잠겨 나올질 않는다.

민가에서 물을 마시고자 청하니 초로의 부부가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수도꼭지를 틀어 나오는 물이 미지근하다...  그래도 갈증해소는 충분한걸뭐...  감사를 표하고 차타는 곳을 물으니 도로까지 걸어내려가야된단다....

ㅉㅉㅉ  중기마을 에서 백운산장이 있는 도로까지 거의 3키로 쯤을 걸어내려와야되는데, 죽을 맛이다....  내려 오는길에 계속 전화를 해보지만 장화익 응답이 없다 , 전화기가 꺼져있단다...

'빌어먹을 인간...  전화길 왜 꺼놓고 있어...ㅉㅉㅉ'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안되고, 불안한 마음에 배낭을 맡겨놓고 거꾸로 올라 가보고자 할 즈음에서, 화익이로 부터 전화가 온다.

" 지금 어디까지 왔는데...? " 

" 중재고개..."

" 그럼 우측으로 조금 내려오면 중기마을이 있으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혹시 차가 올라오면 얻어타고 내려와.. 이 차도까지는 4키로 정도 되니까..."

한시간 정도가 지나니....  화익이 터덜 터덜 걸어내려온다.

^&^  자기만 혼자두고 먼저 가버리면 어쩌냐면서 투덜댄다...^&^

" 거봐...  어차피 여기까지 올 수 있는거, 악을 쓰고 걸어야지... 엄살피고 그러면 뭐가 좀 낳아지나??  넌, 체력이 부족한게 아니고, 정신상태가 문제야...  사내대장부가 그리도 정신력이 약해서야 원...ㅉㅉㅉ  군대는 갔다왔냐??? " 

 

 

 

 

 

 

 

노선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함양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는 화익씨 혼자 춘천으로 올려보내고,

난 집으로...

 

슬슬 화익씨가 꾀를 부리기 시작했고,  난 대간길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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