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종주(완주)

백두대간종주(19)

더큰곰 2005. 11. 17. 14:57

백두대간구간종주 19회차(댓재~두타산~청옥산~고적대~이기령) : 2005.3.31.

날씨 : 맑음

산행시간 : 14시간(산행 : 11시간, 탈출 : 3시간)

 

구경거리 좋고...  또 좋고...

그러나, 무척 힘든산행이었다.

심설 속에서 허우적 대다, 조난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 하루였다.

내, 날 좋은 때를 살펴, 다시 한번 다녀 올 생각이다....^_^

 

 

 

춘천에서 밤에 출발하여, 고속도로를 이용, 동해로 해서,  눈길을 살살 기어 올라...  새벽 4시, 댓재에 도착했다.

댓재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행장을 꾸려, 어둠속으로...  눈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날이 또 밝아 오는가 보다.

 

 

멧돼지 콧김 뿜 듯, 달려오다 고개를 들어보니 저 만큼 두타산이 올려다 보인다...

 

 

만만치 않다...  무릎을 웃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은 빙설(?) 상태다.

눈 위로 살살 걸으면 되는데, 이 곰놈 몸무게+배낭무게가 웬수다...

 

 

 

1243봉에서 보니, 두타 청옥 고적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치좋고~~~!

 

 

씩씩 헉헉, 씩씩 헉헉...  쉬지 않고 내 달음치니 금새 두타산이다.

 

 

잠깐 숨고르고 내달려, 청옥산에...

눈 엄첨나다.  표지판이 깊~게 들어가 있다.

 

 

그래도 다져진 눈위에서 살짝....

 

 

고적대 오르면서....  절경이다~!

 

 

고적대 표지석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른다.

 

 

고적대 지나 갈미봉으로 가는길...  음지 사면은 보통 허리까지 차오른다...

 

 

 

보통때는 머리 높이 정도에 있는 표지기...   밑으로 내려왔나???

눈이 등로를 다 잡아 먹었다.

그래도 홀대모님들의 표지기 힘을 실어준다.

 

 

눈 언덕이 대단하다. 커다란 나무의 허리까지 쌓여있다...  ㅉㅉ  저런 눈구덩이에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겠다...

 

 

키높이의 표지기가 눈속에 파묻혔다.

한낮의 햇볕에 아이스크림으로 변한 눈길을  헤쳐나갈 길이 막막하다...

설상가상이 아니라... 설상 햇볕 쪼이면, 홀로 산꾼한테 거의 죽음이라는 걸 체험했다..

홍길동이도 아니고, 나무와 나무를 징검다리 삼아 진행했다...

ㅉㅉㅉ  몸무게+배낭무게가 또 한번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경치는 좋다...  이 몸이야 기진맥진 하거나 말거나...

 

 

허리까지 빠지는 이런 길을 1키로미터 가량 알바를 했다.

gps를 확인하지 않고, 오로지 적설량이 조금이라도 적은 곳을 찾아 진행하다 발생한 오류다..

실망..실망... 절망(???)...

gps 트랙을 확인하고, 위험을 무릎쓰고, 있는 힘을 다해 사면을 가로 지른다. 눈속을 허우적 대면서... ㅉㅉㅉ  더큰곰 참 안됐다...

 

 

눈속에 빠지면서, 사진은 왜찍나???  괜스레 사진찍는다고 장갑 벗어놨다가 그냥 놓고 왔다.

무지 억울하다...  26000원짜린데...  아깝다.

 

백봉령까지 진행할려고 계획했던 것이 이곳 이기령에 도착한 시간이 15시다..

벌써 11시간이나 지나버렸다.

시간도 그렇고, 백봉령쪽으로 갈수록 적설량이 더 많아 질 건데...

좀 분하기는 하지만, 자연의 힘 앞에, 이 조그만 곰놈이 뭘 할수 있겠나...

오늘은 여기까지다...  여기서 탈출해야겠다...

 

이곳 이기령에서 탈출 목적지 부수베리, 80분인데...

ㅉㅉㅉ 3시간이나 걸렸다.

임도따라... 허벅지까지 쌓인 눈길을 따르는 탈출은  차라리

지옥행군이나 다름 없었다.

 

 

지옥을 벗어나니, 또 이렇게 계곡이 좋네~!!!

좋으면 뭐하나...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걸.....

 

정말 힘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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