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정맥/호남정맥(완주)

호남정맥12구간(유둔재-무등산(장불재)-둔병재)

더큰곰 2008. 8. 17. 08:31

 

산행일시 : 2008.08.15. 04:40 ~ 13:30

날씨 : 구름 많음

산행인원 : 더큰곰,더큰곰2

 

산행경로 : 유둔재-백남정재-북산-장불재-안양산-둔병재

 

 

구간 진행하기 위해서 이동해야되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있다.

야간 열차를 이용해서 움직이니, 수면시간이 영 부족했다.

서대전역에서 01시08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여 03시40분경에 광주역에 도착한다.  광복절 연휴라서 움직이는 사람이 많아 강경역까지는 입석이었다.

광주역에서 이래저래 택시비 흥정을 해보지만, 잘 안된다, 첫 버스시간(06시50분)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어쩔수 없지뭐... 달래는 대로 다주고(30,000원) 유둔재로 이동한다.

 

(유둔재)

아직도 캄캄한 밤, 고개마루에 내리는 우릴보고, 택시기사양반 호들갑을 떤다.

"워메~  여기 워디에 연고가 있는 갑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그냥 웃음으로 답하고 만다. 

 

 선답자들의 들머리 표지기를 확인하고 어둠속으로 잠입한다.

 

어제 비가 내렸었는지...  아님 안개도 자욱한데다 이슬이 많이 내린건지..(?) 나무가지, 억새풀등는 온통 젖어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를 쓰고 가로막는 거미줄과 끊임없이 씨름을 한다.

습한 공기속에서 쉴새없이 흐르는 땀과, 이슬에 흠뻑 젖은 상태로 50여분을 진행하여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여기가 북산인가??"

지도를 살펴 본 마눌,

"북산은 무슨...  북산은 아직 멀었어요...!   글씨가 잘 안보이는데... 삼각점이 있는 것이 4백 몇봉인가봐요..."

"그려... 북산까지 3시간 가까이 예상했는데, 벌써 왔을리 없지...."

(447.7봉)

 

 

안개가 많아서 해가 떠올랐는지, 아닌지 확인이 안되지만, 447.7봉을 지나면서 어느새 날은 밝아왔다.

 

(백남정재)

06시25분...  작은 돌무더기가 있고, 표지기에 '백남정재'라 표기되어있다.

백남정재에서 북산 직전의 봉우리 까지 꽤나 빡신 경사 오름을 길게, 그리고 꾸준히 진행해야된다.

 

북산 직전의 봉우리에 올라 직진을 하면 알바를 하게된다.

아래 사진의 큰 돌멩이 세개가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면, 이미 알바를 시작한거다...  정맥마루금은 봉 정상에 다 올라왔다 싶을 때에 우측으로 90도 꺾여 북산으로 향하게 된다.

 

북산 직전 안부의 갈대밭에 이르러서, 드디어 무등산의 전모가 드러난다.

 

 07시 20분...

북산 직전 안부,  갈대밭 속의 공터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참 희한 한것이 안개속에서도 그렇게 악착같이 달려들던  날파리, 모기 들이 갈대밭 속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눌은 아직 괜찮은 것 같은데,  더큰곰은 이미 흠뻑 젖었음은 물론 신발 속으로 까지 물이 들어가 '절벅 절벅' 소리가 난다....   방수신발이고 뭐고 신발 위쪽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에 대비를 했어야되는데...   예상하고 비닐을 준비했었지만,  더큰곰 게으른 탓에 그냥 진행을 했더니, 낭패를 보고 만다...ㅉㅉㅉ

 

(북산)

어떤 지도에는 '북봉'이라 표기되어있다.  딴은 무등산의 한 자락으로 볼때 '봉'으로 표기하는게 맞지 않을런지....(잘 모르겠음)

북산에는 중계기가 하나 서있고, 작은 돌탑과, 그리고 삼각점이 설치되어있다.

바로 코 앞에 무등산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전후좌우 조망이 일품이다...

 

북산에서 바라본 무등산....

제일 꼭대기에는 부대가 자리하고 있어서,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아주 오래오래 전, 내 젊음이 국가에 저당 잡혀있을 때, 몇 차례 드나들던 곳이다.  무등산 정상에서 광주시내를 온통 덮고 있던 운해를...  가슴벅찬 경관을 처음으로 접해 봤던 곳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오늘까지도 마루금을 통과하지 못하고, 무등산의 아래로 아래로해서 우회할 수 밖에 없다....

 

북산의 내림길도 갈대밭....

ㅋㅋ  돌메이 위에 자리한 봉분이 살짝 보인다.

 

 

 

이번 구간 전체적으로 볼때, 삼분지 일은 잡목, 삼분지 일은 넓직한 길, 그리고 삼분지 일은 갈대 밭으로 구성되어 있었던거 같다.

갈대밭이 어찌나 우거져 있는지,  약간 작은 키의 마눌은 파묻혀서 잘 안보인다...^&^

갈대밭을 통과하는 동안에는 등로를 잃어버리기 쉽상이다.  발끝으로 더듬어 길을 헤쳐 나가기는 하지만, 까딱 등로를 이탈하기 일수다.  내가 키가 커서(?) 그나마 마루금의 윤곽을 찾아 진행하지만, 키 작은 사람들이 갈대밭속에 한번 빠지면,  미로 찾기를 한참동안은 해야될거 같다. 

 

무등산 구간의 시작이다.

북산을 내려서 안부의 갈대 밭을 지나면,  마루금을 가로 질르는 작은 소로를 만나게 되는데,

택도 아니게 무등산 정상을 향해서 마루금을 이어가겠다는 만용(?)을 부리면 절대 안된다(사실 엄청남 풀밭이 가로막아 진행할 수 조차 없지만...)

작은 소로를 만나 좌측으로 진행하다 보면, 길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아래 사진의 표석을 만나게 되는데....  '규봉암' 방향이 무등산을 우회하여 장불재로 향하는 길이다.

 

 

(규봉암)

규봉암에서 기도하면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 준다고,  어느 보살님이 말해주는 소리를 마눌이 듣고 와, 내게 전한다.

"당신은 소원이 꼭 한가지 밖에 없어~?"

"이왕이면 두세개...  아니, 모두 다 들어주면 누가 뭐라고 하나? 그 냥반도 참..."

둘이가 가볍게 웃음을 지어 보지만....  ㅋㅋㅋ  마눌은 그래도 뭔가 한가지를 기도해보고 싶은 눈치다...^&^ 

 

  

 

 

 

 

규봉암에서 내려와 잠시 후 '석불암'이라 바위에 써있고 화살표로 방향표시가되어있다. 아래길로 갈수도 있도, 위쪽 석불암 쪽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지공너덜)

억만개의 돌멩이를 여기다 깔아논 지공대사의 뜻은 무엇일까....

 

석불암의 수량은 풍부하고, 그 시원함은 일품이었다.  아직 물이 많이 남아있지만, 시원한 물로 다시 보충한다.

 

(장불재)

시간도 충분하고  입석대, 서석대 들러 무등산을 충분히 즐기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올 12월 말까지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장불재를 뒤로하고 안양산을 향한다.   장불재에서 안양산 까지의 능선을 '백마능선'이라 칭하는가 보다.

장불재에서 진행하면, 암반으로 형성된 첫번째 봉우리가 있고, 진행방향으로 936봉이 뾰쪽하게 보이며,  936봉을 넘어서면 완만한 능선을 가진 안양산이 보인다.

 

작은 암반봉우리에서 장불재 방향

 

 

 

작은 암반봉우리에서 936봉 방향

 

 

그리고 광주광역시....

 

 

936봉으로 향하는 길이나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갈대밭이 엄청 우거져 있다.

갈대 밑으로 형성된 등로를 더듬어 나가자니, 돌부리가 자꾸만 걸리고, 물기를 잔뜩 머금은 진흙길에 진행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936 암봉.

 

936보에서 바라본 장불재 방향.

 

936봉에서 바라본 안양산.

 

936봉과 안양산 사이의 안부, 능선삼거리...

바람도 시원하고, 넓직하게 공터가 형성되어 있어 쉬어가기 딱 안성맞춤이다.

배도 고프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땀을 충분히 식히고, 휴식을 취한다.

 

안양산에 올랐다...

정상은 평평하고 넓으며,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마루금의 진행은 안양산휴양림 쪽으로 진행한다.

 

 

안양산 내림길에 본 둔병재 방향...

좌측의 도로가 휴양림 앞을 거쳐 둔병재로 올라온다.

 

 

둔병재 내림길 마지막에 건축폐기물이 많이 흩어져 있는 휴양림쪽으로 꺾어 내리면 휴양림 구름다리를 거쳐 마루금을 이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표지기를 따라 약간 우측으로 내려섰더니,  고개 마루에서 약30미터 가량 우측으로 내려서게 되었다.

오늘 일기예보 상의 천둥번개가 염려스러웠는데, 둔병재 까지는 무사히 진행했다...  시간도 충분히 남아있어,  어림고개 까지 진행할까도 생각해봤지만, 비도 부실부실 내리기 시작했고...  무엇보다도  잔뜩 젖은 등산화 속의 내 발이 불어서 발바닥이 아프다...  사타구니도 쓰라렵고....   마눌은 내 사정도 모르고 좀 더 진행했으면...하는 눈치다( 마눌은 차비가 아까워서...  한번 발길을 하면 되도록 많은 거리를 진행해야 비용을 그나마 줄이게된다나 어쩐다나...)

 

용휘엄마,  다음 구간에 좀더 걷자구요~~~   수고했어유~^&^